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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션현 날림
Philosophy & Insight

고통을 일으키는 세가지 마음작용
요가강사가 이해해야 할 마음의 철학

요가수트라 명상  '이선현'

요가의 전통은 언제나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나는 누구인가.’ 요가수트라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을, 마음의 움직임을 이해하고 다스리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마음이 끊임없이 흔들릴 때 우리는 스스로를 잃어버리고 외부 상황에 반응하며 고통을 반복한다. 반대로 마음이 고요해질 때, 우리는 본래의 자신—흔들리지 않는 내적 중심—으로 돌아간다. 요가의 목적은 바로 이 자리, 본래의 나에게 머무는 것이다.

요가수트라는 이 상태를 “योगश्चित्तवृत्तिनिरोधः (Yogaḥ citta-vṛtti-nirodhaḥ)”라 정의하며, 1장 2절에서 요가란 마음의 파동이 멈춘 상태라고 설명한다.

요가수트라는 이러한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마음의 파동, 즉 citta-vṛtti를 다섯 가지로 설명한다.

마음의 다섯가지 움직임은 그 가운데 고통을

일으키는 것과 고통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있다고 말한다.

오늘은 그중 고통을 일으키는 세 가지 마음작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마음의 작용은 순간적으로 우리의 시야를 흐리고, 외부 상황보다 ‘마음속 파동’에 더 큰 힘을 부여한다.
첫째는 비빠르야야(viparyaya)이다. 사실을 사실대로 보지 못하고, 왜곡된 인식 속에 머무르는 상태이다. 작은 일이 크게 느껴지고, 사소한 말이 공격처럼 들리는 것도 이 작용의 영향이다. 둘째는 비깔파(vikalpa)로, 실제 기반이 없는 상상이나 마음의 구성물이 진짜 현실처럼 작동할 때 생긴다. 미래의 걱정, 근거 없는 추측은 마음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든다. 셋째는 스므리띠(smr̥ti)로, 이미 지나간 기억이 현재 의식을 덮어 지금을 흐리게 만드는 작용이다. 과거의 흔적이 현재의 판단을 지배하면 우리는 반복적인 감정 패턴 속을 걷게 된다.
이 세 가지 마음의 파동이 활성화되면 우리는 쉽게 휘둘리고, 외부 상황보다 ‘내가 만들어낸 생각’에 더 끌려다니게 된다. 그러나 요가의 길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마음을 ‘나’라고 동일시하지 않고, 관찰자의 자리—푸루샤의 자리—에 서는 연습이다. 마음의 움직임을 그대로 바라보고, 일어나는 생각이 내가 아님을 알고, 나에게 일어나는 현상임을 알아차리게 되면, 마음은 서서히 속도를 늦추고 고요를 되찾는다.
우리가 지금 이 순간 판단과 해석을 내려놓고 본연의 나를 바라볼 때, 마음은 자연스럽게 충만함과 고요함, 편안함을 드러낸다. 이는 새롭게 얻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우리 안에 존재해 온 상태이다. 
다만 마음의 파동이 거칠어 그 고요함이 잠시 가려졌을 뿐이다. 꾸준한 수련은 이 고요와 더 자주 만나는 길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은 흔들릴 수 있지만, 그 순간에도 우리는 알아차릴 수 있다. “이것 또한 지나간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 그 변화 속에서 우리는 지금 가진 것을 놓지 않으려 할 때 고통이 일어나지만, 지금 느끼고 있는 고통 또한 변하는 세상 속에서 결국은 지나가게 된다.

여기에서 중요한 질문이 이어진다. 요가강사는 왜 이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가. 많은 이들이 ‘실제 요가 수련’과 ‘요가철학’을 서로 다른 영역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요가수트라의 가르침은 수업의 모든 순간 속에 그대로 흐르고 있다. 요가강사의 역할은 단순히 동작을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철학적 기반이 몸과 호흡을 통해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안내하는 것이다.
호흡을 통해 바깥으로 향하던 의식은 자연스럽게 안쪽으로 향한다. 들숨과 날숨에 집중하는 과정은 생각의 속도를 늦추며, 마음에 쌓인 파동을 하나씩 가라앉힌다. 아사나는 몸을 열고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동작이 아니라, 프라나가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는 에너지 통로—나디를 정화하고, 근골격계를 바르게 세워 깊은 명상에 들어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과정이다. 그리고 수련의 끝에서 만나는 사바사나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다. 몸과 마음을 완전히 내려놓으며 깊은 이완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이어지는 요가 니드라는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의식으로 몸을 관찰하며 관찰자의 자리에 머무는 연습을 가능하게 한다. 동작과 호흡, 이완과 관찰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질 때 우리는 요가수트라가 말한 ‘마음의 고요’를 실제로 체험하게 된다.
그래서 한 시간의 요가 수련을 마치고 나면, 이리저리 움직이던 마음이 한층 가라앉고, 전보다 조금 더 편안하고 고요한 내면의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요가수트라의 철학이 삶 속에서 구현되는 순간이며, 요가강사가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요가는 우리가 다른 존재가 되도록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내 안의 나를 더 선명하게 만나게 하는 길이다. 그 만남이 깊어질수록 우리는 외부의 파동보다 내면의 중심을 더 신뢰하게 되고, 결국 흔들림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본질의 고요함에 머무르는 힘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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