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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림베다
배경날림
Cover Story

잠들기 전 30분, 
한국의 밤을 다시 디자인하다

한국요가명상회 '함경인' 회장

12월, 한 해의 호흡이 길게 빠져나가는 계절이다.

거리의 불빛은 조금 더 반짝이지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은 오히려 묵직해진다.

그 무게가 가장 짙게 내려앉는 시간,

밤 10시 30분. 한국요가명상회(Korea Yoga Meditation Association, KYMA)

함경인 회장은 바로 그 시간을 다시 디자인하겠다고 말 없이 행동해 온 사람이다. 
‘100일 밤 요가명상’, ‘회복명상’, ‘세계명상의 날 180분 오감명상’까지–그의 작업은 한국인들의 하루 마지막 30분을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바꾸어 놓고 있다.

피아노 앞에서 명상 매트까지, 한 사람의 궤적
함경인의 시작은 요가매트가 아니라 피아노 앞이었다. 연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그는, 오랫동안 ‘소리’와 함께 살아온 사람이다. 건반 위에서 미세한 터치 하나가 음악의 전체 흐름을 바꾸듯, 인간의 몸과 마음도 아주 작은 인식의 변화에서 다른 삶을 연주할 수 있다는 감각을 그는 일찍부터 체험했다. 음악 이후 그의 관심은 ‘사람이 이야기를 만들고 치유되는 방식’으로 확장된다. 숭실대학교 문화콘텐츠학 석사 과정을 거쳐, 지금은 문화치유학 박사과정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예술·콘텐츠·치유를 잇는 이 학제적 배경은 훗날 그의 명상 프로그램이 단순한 힐링 체험을 넘어, 이야기 구조와 감각 디자인, 심리·신체 과학까지 아우르도록 만드는 토대가 됐다. 그의 수련 이력 역시 하나의 긴 흐름으로 이어진다. 비니요가와 아헹가 요가, 소매틱 요가와 요가니드라, 알렉산더 테크닉 티처 트레이닝, MBSR(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 Heartsmile 명상 수련, Heartfulness 명상 수행, 싱잉볼과 아로마 테라피까지. 몸을 세우는 역학과, 감정을 다루는 신경계, 그리고 의식을 고요하게 수렴시키는 명상 전통이 그의 안에서 한 몸처럼 엮여 간다. 그렇게 탄생한 공간이 ‘스튜디오 미타(Studio Mita)’이자, 예술·명상·치유를 융합하는 실험실 같은 플랫폼 ‘mita.Lab’이다. 여기서 그는 움직임과 소리, 향과 빛, 글과 대화를 통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예술로 숨 쉬는 고요”를 실제 경험으로 번역하고 있다.

한국요가명상회 회장, ‘생활명상’이라는 키워드를 꺼내다
그의 개인적 여정이 공적인 흐름으로 전환된 지점이 바로 한국요가명상회 회장이라는 역할이다. 한국요가명상회는 사단법인 한국치유요가협회(KTYA) 부설 단체로, 요가명상을 단순한 힐링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도자와 대중이 함께 성장하는 생활 수련으로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를 품은 조직이다. 함경인 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이 목표는 보다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모습을 드러냈다. 대표적인 것이 2025년 8월부터 100일 동안 이어진 ‘100일 밤 요가명상’이다. 전국의 요가·명상 지도자들이 밤 10시 30분, 같은 시간에 온라인으로 모여 30분간 호흡과 명상을 나누는 이 프로젝트는, “잠들기 전, 나를 다시 만나는 100번의 호흡 여정”이라는 문장으로 설명된다. 여기서 주목할 지점은 ‘밤’과 ‘100일’이라는 시간의 설계다. 그는 명상을 특별한 장소와 시간이 필요한 비일상의 경험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밤 시간에 스며드는 생활 습관으로 재배치한다. 100일이라는 길고도 긴 기간을 선택한 것도, 한 번의 감동보다 몸과 뇌에 새겨지는 새로운 패턴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수집된 경험과 피드백은 이후의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중요한 데이터가 되었다. 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국요가명상회는 2025년 겨울부터 전국 21개 교육관에서 ‘회복명상’ 정규 클래스를 개설한다. 회복명상은 단순히 편안하게 쉬는 시간이 아니라, 잘못된 자세와 호흡, 쌓여 있는 정서적 피로를 자각하고 다시 정렬하는 시간을 목표로 한다. 함 회장은 명상을 “알고 끝내는 지식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작동하는 치유 시스템”으로 보는 시각을 분명히 드러낸다.

세계명상의 날, 180분 오감명상으로 한국을 연결하다
12월호의 표지 인물이 함경인 회장인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12월 21일 ‘세계명상의 날’ 때문이다. 2025년 세계명상의 날에 한국요가명상회는 전국 13개 지역 교육관과 함께 3시간짜리 ‘오감 회복 명상’을 동시에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의 구조는 매우 흥미롭다. 촛불을 응시하는 시각 명상으로 시작해, 싱잉볼과 소리로 청각을 깨우고, 파트너와의 짝 요가와 터치로 촉각을 열어 준다. 이어서 아로마 테라피를 통한 후각 명상, 마지막으로는 건포도·차·초콜릿 등을 활용한 미각 명상이 이어진다. 세 시간 동안 다섯 가지 감각이 차례로 흔들리고 깨어나며, 참가자들은 ‘지금-여기’에 머무는 감각을 다시 배운다. 여기에서도 그의 철학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명상을 머릿속 생각의 기술이 아니라, 몸 전체로 경험하는 감각의 예술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소매틱 요가, 알렉산더 테크닉, MBSR, heartsmile, Heartfulness, 싱잉볼과 아로마 테라피까지––그가 수년 간 축적해 온 모든 도구가 이 프로그램 안에서 입체적으로 배치된다. 개별 센터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전국이 같은 시간에 호흡을 맞추는 집단 명상 문화로 기획되었다는 점도 의미 깊다. 개인의 내면 작업이 동시에 사회적 연대의 행위가 되는 순간이다.

“알고 끝내는 명상이 아니라, 살아지는 명상으로”

함경인 회장이 제안하는 명상은 요약하면 이렇다.
첫째, 명상은 정보가 아니라 구조다. 설명 듣고 감탄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루 중 언제, 어떤 환경에서, 어떤 리듬과 길이로 반복될 것인지까지 설계되어야 한다. 100일 밤 명상과 회복명상, 오감명상은 이런 구조 설계의 결과물이다.
둘째, 명상은 머리의 기술이 아니라 몸의 기억이다. 그는 오랜 피아노 수련과 소매틱 요가, 알렉산더 테크닉의 경험을 바탕으로, 긴장을 풀어내는 것은 생각의 설득이 아니라 몸감각의 재학습이라고 본다. 허리를 곧게 세우고, 어깨 힘을 빼고, 발바닥의 감각을 느끼는 것에서 이미 마음의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을 현장에서 수없이 확인해 왔다.
셋째, 명상은 개인의 도피가 아니라 관계의 회복이다. 세계명상의 날 프로그램처럼, 그는 명상을 ‘함께 숨쉬는 경험’으로 조직하는 데 큰 에너지를 쏟고 있다. 스크린 속 온라인이라도, 같은 시각에 같은 호흡을 나누는 집단 경험은 우리를 “고립된 나”에서 “함께 숨 쉬는 우리”로 이동시킨다. 그 지점에서 외로움과 불안은 조금씩 힘을 잃는다.

한국요가명상회, 앞으로의 10년을 상상하다
한국요가명상회는 2026년까지 요가명상트레이너 200·300 양성 체계 확립, 100밤 요가명상 3회 정례화, 요가명상 컨퍼런스 정기 개최 등을 중점 과제로 삼고 있다. 명상 지도자를 ‘좋은 말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현대명상·뇌과학·생활치유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전문 직업인으로 키우겠다는 선언이다. 그 중심에서 함경인 회장은, 자신의 개인적 이력과 철학을 조직의 방향성으로 치환하는 작업을 묵묵히 이어가고 있다. 피아노 앞에서 배운 섬세한 감각, 문화콘텐츠학에서 익힌 구조 설계, 문화치유학에서 탐구하는 치유의 메커니즘, 그리고 수련자로서의 수많은 시간들. 이 모든 것이 이제는 “한국형 생활명상”이라는 하나의 긴 선 위에 놓여 있다.

                                                                                            12월, 우리가 함께 걸어갈 한 호흡 앞에서
                                                                                            이번 12월호 『요가앤필라테스 인사이트』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세계명상의 날을 기념하는 특집으로 ‘요가명상’을 전면에 세웠다.

                                                                                    그 중심에 함경인 한국요가명상회 회장을 커버스토리 주인공으로 세운

                                                                                        이유는 명확하다. 그는 요가명상을 새로운 유행어로 포장하는 대신,

                                                                                        매일밤의 습관, 오감의 재각성, 함께 숨 쉬는 문화, 전문 지도자의 성장                                                                                         구조라는 네 가지 층위에서 차근차근 현실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스마트폰을 집어드는 대신, 잠시 불을 조금 낮추고                                                                                             등을 기대어 보자. 오늘 밤 10시 30분, 눈을 감고 30번만 호흡을 세어                                                                                             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어쩌면 그 짧은 시간 속에서, 함경인 회장이

                                                                                                          한국요가명상회를 통해 그리고 있는 미래–

                                                                                                        “알고만 있는 명상이 아니라, 살아지는 명상”의 방향을

                                                                                                               조금은 몸으로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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