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통증을 없애는 운동이 아니라, 몸을 다시 이해하는 과정
현장과 연구를 오가는 필라테스 지도자,
'강유란'을 만나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도 통증이 반복되는 분들을 현장에서 정말 많이 만났습니다. 그 경험이 제 질문의
시작이었어요. '이분들은 왜 이렇게 성실한데도
계속 아플까? 라는 질문이요." 부산 해운대에서
요가·필라테스 센터와 교육기관을 운영하며
현장 지도와 연구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강유
란 원장은 필라테스를 단순한 운동이 아닌 몸
을 다시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오랜
지도 경험과 학회 연구 발표를 통해 그는
통증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Q1. 원장님께서는 오랜 시간 필라테스를 지도해오셨습니다. 특히 ‘통증’에 주목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A. 현장에서 만나는 분들 중 상당수는 이미 운동을 꾸준히 하고 계셨어요. 그런데도 허리 통증이나 만성적인 불편감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았죠. 그 모습을 보면서 단순히 “운동이 부족해서”라는 설명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많은 경우, 몸을 잘못 쓰는 패턴이 오랫동안 굳어져 있는 상태였어요. 그 패턴 위에 아무리 운동을 더해도 통증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통증을 결과로 보고, 그 이전의 몸 사용 방식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Q2. 많은 사람들이 통증을 ‘근력이 약해서’ 혹은 ‘운동량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로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보시기에는 어떠신가요?
A. 물론 근력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에요. 통증이 있는 분들의 몸을 자세히 보면 정렬, 호흡, 움직임의 순서가 이미 무너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정 근육이 약해서 아프다기보다는, 몸이 오랫동안 비효율적인 움직임 패턴을 학
습한 결과로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느낍니다. 현장에서 통증을 겪는 분들을 지도하다 보면, 단순히 아픈 부위만 바라보는 접근이 얼마나 한계가 있는지 자주 느끼게 됩니다.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허리만 강화하거나, 특정 근육을 집중적으로 운동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통증이 있는 분들의 몸을 자세히 살펴보면 호흡, 정렬, 움직임의 순서가 함께 어긋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저는 필라테스를 ‘근육을 단련하는 운동’이라기보다, 몸이 다시 올바른 순서로 움직이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강해졌는가가 아니라, 내 몸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인식하고 조절할 수 있게 되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Q3. 이러한 문제의식이 연구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A. 현장에서 느낀 변화와 효과를 저 스스로도 더 명확하게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좋아진 것 같다’는 감각을 넘어서, 실제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근거로 확인하고 싶었죠. 그 과정에서 기구 기반 필라테스가 만성 요통을 가진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고, 통증 강도의 감소뿐 아니라 기능적인 움직임과 일상 동작의 질이 함께 개선되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필라테스는 통증을 억제하는 방법이 아니라, 몸이 스스로 균형을 회복하도록 돕는 하나의 과정이라는 확신을 다시 갖게 되었습니다.
Q4. 연구를 통해 원장님이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 ‘필라테스의 역할’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필라테스는 몸을 고치는 기술이라기보다, 몸이 원래 가지고 있던 기능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 이미 호흡하고, 균형을 잡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는 몸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활 습관과 반복된 사용 방식 속에서 그 감각들을 점점 잃어버리게 되죠. 필라테스는 그 잃어버린 연결을 다시 회복하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저는 ‘얼마나 강해졌는가’보다 ‘내 몸을 얼마나 이해하게 되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Q5. 현장에서 통증이 줄어들었다고 느끼는 순간, 회원들의 몸에는 어떤 변화가 먼저 나타나나요?
A. 통증이 줄어들기 전, 먼저 달라지는 것은 움직임에 대한 반응입니다. 이전에는 특정 동작을 할 때 몸이 먼저 굳거나 긴장이 나타났다면, 점차 움직임을 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또 숨을 멈추지 않고 동작을 이어가며, 힘이 과도하게 들어가던 부위의 부담이 줄어드는 변화가 나타납니다. 저는 이런 움직임의 변화가 통증 감소보다 먼저 나타나는 신호라고 보고 있습니다.
Q5. 필라테스를 시작하거나 통증으로 고민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A. 통증을 없애야 할 문제로만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통증은 몸이 보내는 하나의 신호이며, 지금까지의 사용 방식을 돌아보라는 메시지일 수 있습니다. 필라테스를 통해 빠른 결과를 기대하기보다, 내 몸을 이해하려는 태도로 접근한다면 변화는 그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김수진
강유란바디테라피 요가&필라테스 대표원장
바디필라테스 평생교육원 대표원장
국제통합테라피학회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Integrative Therapy, IAIT) 소속
IAIT 100인 테라피스트 선정
IAIT 근골격신경계치유그룹
통합기능움직임 필라테스 연구위원장
MPA 필라테스 해운대교육관 교육관장
국제 필라테스 심사위원
운동처방사
산전·산후 필라테스 전문가
근골격계 움직임 교정 및 재활 트레이닝 전문가
저서
IAIT 학회 논문 발표
「기구 기반 필라테스와 만성 요통」 연구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