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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내 몸의 현장을 살리는 30초 루틴

작성 :

“몸의 기록을 감각과 예술로 다시 쓰는 사람.” 국제통합테라피학회(IAIT) 활동과 소마 감각·자기조절(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표현예술치료를 통합해 중년 여성의 회복과 전환을 돕는다. 전직 경찰 25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재현 가능한 티칭 언어와 프로그램 설계를 강점으로 한다. 감탄·감동, 우와~ 하며 살고 싶어 ‘우와’라는 이름을 쓴다.

최종 수정일 :

최초 작성일 :

2026년 4월 1일

2026년 4월 1일

전문감수 :

천돌에 손을 올린 사진

나는 말하기를 어려워하는 사람이다. 나를 오래 본 사람들은 의외라고 할지 모르지만, 사람 앞에 서기 직전 내 몸은 먼저 잠긴다. 말이 천돌(목 아래 오목한 곳)에서 맴돌다 꿀떡 삼켜지고, 명치 쪽이 벌떡거리며 뛴다. 심장의 떨림인지 내장 전체의 떨림인지 모를 정도로. 그때 머릿속엔 같은 생각이 돈다.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도움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두려움이 따라온다.


“쓸모없는 존재가 되면 어쩌지”


이 문장이 올라오는 순간, 나는 말문이 막힌다. 말은 입에서 나오지 못하고 몸에서 걸린다. 그래서 나는 ‘말을 잘하는 법’보다 먼저, 말이 나오지 않는 순간에도 나를 살리는 30초 루틴을 만들었다. 현장을 살리는 말은 남을 위한 말이기 전에, 먼저 내 몸의 현장을 살리는 말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내가 배운 첫 번째 원칙: 말은 기술이 아니라 '상태'다


말을 막는 건 실력 부족이 아니었다. 내 몸이 “평가받을 위험”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잠기는 반응이었다. 완벽주의는 겉으로는 성실함처럼 보이지만, 내 안에서는 이렇게 작동했다. 정확해야 한다. 유익해야 한다. 도움이 되어야 한다. 실수하면 안 된다. 이 생각들이 합쳐지는 순간, 목은 잠기고 가슴과 명치는 뛰기 시작한다. 결국 말은 더 부드럽게, 더 논리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더 단단하게 막힌다. 그래서 나는 몸에게 이렇게 말해주기로 했다. “지금 긴장돼도 괜찮다.” 긴장을 없애려 하지 않기로 했다. 긴장과 싸우면 싸울수록, 몸은 더 방어하기 때문이다.


말이 목에서 걸릴 때, 30초 루틴


목표는 긴장을 없애기보다, 긴장 속에서도 시작할 수 있게 몸의 문을 여는 것이다. 첫째, 덮기(5초): 한 손은 천돌, 한 손은 가슴 중앙(흉골)에 가볍게 댄다(누르지 말고 ‘덮는다’). 속으로 “두근은 경보다. 위험이 아니다”라고 되뇐다. 둘째, 길게 내쉬기 3번(10초): 들이마시려 애쓰지 않고 날숨을 길게 한다(예: 4초 들숨 / 6~8초 날숨). 셋째, “하—” 내쉬기(10초): 입으로 “하—” 하고 내쉬며, 명치의 벌떡거림과 10초만 같이 있어준다(없애려 하지 말고, 같이 있는다). 넷째, 첫 문장만 말하기(5초): 완벽하게 말하려 하지 않고 첫 문장 하나만 꺼낸다. 예: “저는 오늘 ‘말’에 대해 제 몸의 경험을 나누려 합니다.”


현장을 살리는 한마디는 ‘내가 나에게 하는 말’에서 시작된다. 나는 경찰 교육 현장과 다양한 모임·워크숍, 강의 현장에서, 사람이 갑자기 멈추거나 호흡이 얕아지고 얼굴이 굳는 순간을 자주 봤다. “못하겠어요”라는 말은 보통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몸이 과부하 신호를 보내는 순간에 나온다. 요가와 필라테스 수업도 결국 ‘몸을 다루는 자리’이기에, 그 순간 지도자의 한마디가 현장을 살리기도 하고 더 얼어붙게 만들기도 한다. 나는 그 차이를 이렇게 정리한다. 평가의 말은 사람을 닫히게 한다. 선택의 말은 사람을 열리게 한다. 그래서 현장에서 내가 자주 쓰는 문장들은 ‘정답’을 주기보다 ‘안전’을 준다.


수업과 현장에서 바로 쓰는 문장 7개


“가능한 만큼만 하셔도 돼요.” “바꾸려 하지 말고, 10초만 알아차려요.” “멈춰도 됩니다. 멈춤도 선택이에요.” “A로 해도 되고, B로 바꿔도 돼요.” “지금의 몸이 허락하는 범위가 정답이에요.” “괜찮아지려 하지 말고, 지금 여기만.” “여기까지 충분해요. 잘하고 있어요.” 이 말들은 겉으로는 단순하지만, 실제로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당신은 여기서 안전하다.” 내가 정말 내려놓고 싶었던 한 문장, 말하기가 어려웠던 이유는 결국 이 문장 하나로 모인다. “쓸모가 없으면 어쩌지.” 나는 오랫동안 “쓸모 있어야 사랑받는다”는 방식으로 살았다. 그러니 말도 쓸모 있어야 했고, 유익해야 했고, 잘해야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마음이 강할수록 말은 더 잠겼다. 그래서 나는 이제 이렇게 바꿔 말한다. “쓸모로 증명하지 않아도, 나는 여기 있어도 된다.” 이 한마디가 내 몸의 현장을 살린다. 그리고 내 몸이 살아나면, 내가 서 있는 현장도 살아난다. 말은 정보가 아니라 관계다. 지도자의 말은 설명이 아니라 신뢰의 공기다. 그 공기는 늘, 내 몸에서 시작된다.


FAQ


Q1. 사람 앞에서 말하려고 하면 왜 목이 잠길까요?


A. 말은 ‘입’이 아니라 ‘안전감’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평가받을 것 같은 긴장이 올라오면 천돌·가슴·명치가 먼저 잠기고, 그 다음 말이 막힙니다.


Q2. 긴장되면 오히려 숨을 더 들이마시게 돼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들숨을 늘리기보다 날숨을 길게 해보세요. 길어진 날숨은 몸에 “안전하다”는 신호를 주고, 말이 나올 공간을 만듭니다.


Q3. 회원이 갑자기 멈추거나 울컥할 때 지도자가 할 수 있는 한마디는요?


A. “가능한 만큼만 하셔도 돼요”, “멈춰도 됩니다. 멈춤도 선택이에요”가 가장 안전한 시작입니다. 평가를 줄이고 선택권을 주면 현장이 다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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