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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말로 신뢰를 설계하다

작성 :

김양희 아쉬탕가요가 대표
KTYA아쉬탕가요가 아카데미회장 AUTHORIZATION LEVEL 2(2019-A/2-003) / 국제통합테라피학회 동작치유그룹의 기능회복 연구위원장(IAITG-24)
싱잉볼명상요가지도사 / RYTK300+요가 지도자 심사위원 / 요앤피 멤버십 강연자 / YO&P Scholarly Presenter 지정
25년 요가앤 필라테스 10월호 표지모델(등록번호 대전중, 라00039) / 국제통합 100인 테라피스트 명예 편집 위원장
저서 「안전하고 완전한 아쉬탕가요가」(ISBN 9791194810094) / 「부산동래에서 요가마법에 빠진다」(ISBN 9791194810193)
25년 Journal of Neuro-Integrative Therapy 하계학술 발표 「아쉬탕가빈야사 요가수련 고찰: 몸과 마음의 조화를 한 체계적 통합의학적 관점에서의 요가 테라피」 논문집(9791194810605)

최종 수정일 :

최초 작성일 :

2026년 4월 1일

2026년 4월 1일

전문감수 :

김양희 대표가 아쉬탕가요가 수업에서 회원을 지도하는 모습

수업 현장에서 사람을 가장 먼저 움직이는 것은 동작이 아니고, 그보다 먼저 전달되는 것은 지도자의 태도와 시선, 그리고 말이다. 좋은 수업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종종 프로그램의 완성도나 시퀀스의 전문성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오랜 시간 현장에서 사람을 만나며 느낀 것은 조금 다르다. 수련자들이 오래 기억하는 것은 “얼마나 힘들었는가”보다 “그 공간에서 어떤 말을 들었는가”이다. 지도자의 한마디는 단순한 설명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이 공간을 안전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나는 요가를 지도하면서 말은 분위기가 아니라 신뢰의 구조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특히 아쉬탕가요가처럼 전통적인 구조와 반복적인 수련이 중요한 요가일수록 지도자의 언어는 더욱 섬세해야 한다. 아쉬탕가요가는 정해진 순서 안에서 호흡과 집중, 반복을 통해 몸과 마음을 정돈해 가는 수련이다. 겉으로 보면 시퀀스가 정해져 있어 가르치기 쉬운 수업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같은 동작을 안내해도 사람마다 몸의 조건이 다르고 긴장의 패턴도 다르다. 어떤 이는 몸을 과하게 밀어붙이고, 어떤 이는 두려움 때문에 움직임을 멈춘다. 바로 그 지점에서 지도자의 말이 수련의 방향을 결정한다.


김양희의 아쉬탕가요가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단지 동작을 깊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수련자가 자기 몸의 감각을 들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이고, 그래서 나는 종종 “조금 더 하세요”라는 말보다 “지금 몸이 무엇을 말하는지 들어보세요”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참아보세요”보다는 “호흡이 무너지면 멈춰도 됩니다”라고 말한다. 이런 문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부드럽지만 실제로는 매우 깊은 지도 언어다. 왜냐하면 몸을 밀어붙이는 방식은 순간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어도 몸과의 신뢰를 만들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몸의 감각을 존중하는 말은 수련자가 자기 몸을 더 정직하게 바라보게 하고, 그 안에서 오래 지속되는 힘을 만든다.


아쉬탕가요가에서 말하는 ‘안전하고 완전한 수련’은 단순히 부상을 예방하는 의미만을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몸의 한계를 존중하면서도 수련의 본질을 잃지 않는 태도이며, 성취를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깊이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지도자의 말은 결과를 재촉하는 말이 아니라 과정을 신뢰하게 만드는 말이어야 한다. 수련자는 종종 자신의 몸을 비교의 기준 속에서 바라본다. 더 깊이 들어가야 할 것 같고, 더 잘해야 할 것 같고, 더 유연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마음은 몸을 열기보다 오히려 긴장을 만든다. 지도자의 역할은 그 긴장을 더 키우는 것이 아니라, 수련자가 다시 자신의 호흡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러한 지도 언어의 힘은 싱잉볼 회복명상 수업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싱잉볼의 울림은 몸을 이완시키고 신경계를 안정시키지만, 그 울림이 깊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먼저 긴장을 내려놓을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애써 잘하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늘은 몸을 쉬게 하는 시간입니다.” “지금 이 호흡이면 충분합니다.” 이런 문장들은 단순한 안내가 아니다. 그 말은 수련자에게 안전 신호가 되고, 몸이 조금씩 긴장을 풀도록 돕는다. 결국 아쉬탕가요가와 싱잉볼은 방식은 다르지만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하나는 움직임 속에서 자기 자신을 정직하게 만나게 하고, 다른 하나는 쉼과 울림 속에서 자기 자신을 회복하게 한다. 그리고 그 두 수업을 연결하는 중심에는 늘 지도자의 언어가 존재한다.


좋은 지도자는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다.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 사람의 몸과 마음을 살리는 말을 건네는 사람이다. 수련자를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수련자가 스스로 자기 감각을 발견하도록 돕는 사람이다. 오랜 수련과 지도 경험 속에서 나는 점점 더 분명하게 느낀다. 현장을 살리는 것은 화려한 문장이 아니라, 사람을 존중하는 한마디라는 것을. 결국 지도자의 말은 그 사람의 수련을 보여준다. 몸을 오래 들여다본 사람, 호흡을 오래 지켜본 사람, 그리고 사람마다 다른 회복의 속도를 이해하는 사람만이 서두르지 않는 말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신뢰는 기술이면서 동시에 태도다. 지식만으로는 부족하고, 진심만으로도 부족하다. 깊이 있는 수련과 섬세한 관찰, 그리고 사람을 향한 존중이 함께할 때 비로소 지도자의 말은 힘을 가진다.


아쉬탕가요가의 반복 속에서도, 싱잉볼의 울림 속에서도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거창한 이론이 아니다. 몸이 “지금 괜찮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 순간은 종종 지도자의 아주 짧은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괜찮습니다. 당신의 호흡으로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지도자의 언어는 단순히 동작을 수정하는 도구가 아니라, 수련생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매트 위에서 마주하는 것은 완벽한 아사나가 아니라, 매 순간 흔들리면서도 자신의 중심을 찾아가려는 정직한 노력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아쉬탕가 요가의 강인한 역동성과 싱잉볼의 부드러운 진동은 결국 하나의 지점에서 만납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는 안도감입니다. 화려한 미사여구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진 것은 수련자의 고단함을 알아주는 진심 어린 한마디입니다. 그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다시 일어설 용기가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비로소 자신을 용서하는 휴식이 됩니다. 결국 요가와 명상의 완성은 기술의 숙련도가 아닌, 자신을 온전히 신뢰하게 되는 마음의 상태에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그 신뢰를 설계하기 위해 매트 위에 서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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