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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뇌가 잊어버린 엉덩이, 다시 깨워야 하는 이유

작성 :

구도희 디 필라지오 필라테스&번지피지오 원장
엉덩이 기억상실증 회복 필라테스 전문가
MPA 필라테스 심사위원 및 해부학 교육위원
MPA 필라테스 고양지축점 교육관장
저서 『필라테스자격증 입문자용 기초해부학』

최종 수정일 :

최초 작성일 :

2025년 10월 1일

2025년 10월 1일

전문감수 :

여성이 필라테스 기구 위에서 다리 사이에 공을 끼우고 엉덩이 운동을 하는 모습

엉덩이가 ‘잠들었다’? 기억상실증의 시작


혹시 엉덩이 근육이 ‘잠들어 있다’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 있나요? 바로 엉덩이 기억상실증(Gluteal Amnesia)입니다. 이름만 들어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현상은 겉으로는 엉덩이 근육이 약해진 것이 아니라, 뇌와 신체의 대화가 끊긴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뇌와 근육, 잘못된 학습의 악순환


우리 몸은 움직일 때마다 뇌가 먼저 계획을 세우고, 신경 신호를 보내 근육이 반응합니다. 그런데 이 연결이 반복적으로 잘못 학습되면 뇌는 ‘엉덩이를 굳이 쓸 필요가 없다’라고 착각해 버립니다. 그 순간부터 뇌의 지도 속에서 엉덩이는 점점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결국 다른 근육들이 대신 일을 떠맡게 됩니다.


앉아 있는 습관이 만드는 뇌의 착각


특히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 습관은 뇌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고관절은 굽힌 채 고정되고, 엉덩이는 오랫동안 꺼져 있는 전등처럼 방치됩니다. 뇌는 “엉덩이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잘못 기억하고, 대신 허리나 허벅지가 과부하를 받습니다. 우리가 흔히 허리 통증이나 골반 불균형을 겪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신경가소성, 뇌는 다시 배울 수 있다


다행히 뇌는 고정된 존재가 아닙니다. 뇌과학에서는 이를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 부릅니다. 쉽게 말해, 뇌는 경험과 훈련에 따라 회로를 다시 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엉덩이 기억상실증도 의도적인 움직임 훈련을 통해 충분히 되돌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엉덩이를 깨우는 작은 움직임들


예를 들어, 브릿지나 사이드 레그 리프트 같은 기본 동작을 반복하면 뇌는 다시 엉덩이를 불러내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근육만을 강화하는 과정이 아니라 뇌와 근육을 다시 연결하는 재학습 과정입니다. 이렇게 신호가 회복되면 엉덩이는 본래의 역할을 되찾고, 움직임의 효율이 높아지며 통증 예방 효과도 커집니다.


근육보다 중요한 것, 뇌와 신체의 대화


엉덩이 기억상실증은 근육 자체의 문제가 아닙니다. 뇌가 엉덩이를 ‘잊어버린 것’에서 시작됩니다. 그래서 엉덩이를 다시 깨운다는 건 곧 뇌에게 “여기, 중요한 근육이 있어!” 하고 알려주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결국 건강한 움직임은 근육을 키우는 힘이 아니라, 뇌와 신체가 얼마나 제대로 대화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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