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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정렬에서 감각으로, 장비에서 경험으로

작성 :

김한나 구미 레나엘필라테스 원장
저서 BASE ON BARREL 베이스 온 바렐필라테스

최종 수정일 :

최초 작성일 :

2025년 7월 1일

2025년 7월 1일

전문감수 :

MPA 필라테스 컨퍼런스에서 수업을 지도하고 있는 김한나 원장

필라테스가 다시 ‘핫’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새로워지고 있다. 한때는 ‘재활 운동’ 혹은 ‘몸매 관리용 운동’으로만 소비되던 필라테스가 지금은 완전히 다른 옷을 입고 있다. 땀이 흐르기보다 숨이 흐르고, 수치보다 감각에 귀 기울이며, 바디 프로필보다 몸의 언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2025 필라테스의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1. ‘감각 중심’ 정렬의 부상


정렬(alignment)을 떠올리면 많은 이들이 반듯한 자세, 일직선 척추를 연상한다. 그러나 최근 필라테스 씬에서는 ‘정지된 이상형’을 쫓기보다 ‘움직이는 동안 중심을 유지할 수 있는 감각’을 키우는 수업이 각광받고 있다.


이른바 “움직이는 정렬” 시대. 강사의 손끝 터치(핸즈온 큐잉)와 함께, 감각을 재구성하는 언어들이 수업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일직선을 맞추기보다 곡선의 리듬을 이해하려는 이 흐름은, 단지 자세 교정이 아니라 몸과 삶을 다시 듣는 방식에 가깝다.


2. ‘장비 기반 경험’의 재구성


리포머, 체어, 바렐… 필라테스 기구는 더 이상 단순한 보조 장치가 아니다. 최근에는 장비 하나하나가 수업의 '이야기'를 만들고, 공간의 감성을 채우는 요소로 재해석되고 있다.


특히 ‘버티컬 리포머’나 ‘월 필라테스’처럼 벽과 중력을 활용한 새로운 방식의 수업이 부상 중이며, 바렐 위에서 곡선 정렬을 익히는 움직임은 하나의 퍼포먼스 같은 클래스로 자리 잡고 있다.


게다가 온열 공간에서의 핫 필라테스, 자연광과 함께하는 루프탑 클래스까지, 수업은 점점 ‘체험형 웰니스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


3. ‘기능성 운동’과의 하이브리드


운동 시장 전반이 기능성과 목적성을 강조하면서, 필라테스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에는 근력과 지구력을 강화하는 고강도 필라테스(HIIT + 필라테스), 또는 기능성 트레이닝 + 리포머 형태의 하이브리드 수업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느린 운동은 약하다”는 편견을 넘어서기 위한 도전이기도 하다. 다만, 이런 강도 중심 트렌드에 대한 찬반은 여전히 갈린다. ‘필라테스다움’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 업계가 성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4. ‘핑크 필라테스 프린세스’와 브랜드의 재정의


요즘 인스타그램에는 한 가지 공통된 미학이 흐른다. 라이트 핑크 톤의 필라테스 스튜디오, 미러볼 같은 조명, 리본 묶인 양말. 이른바 ‘필라테스 프린세스’ 트렌드다. 이 흐름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필라테스를 라이프스타일로 소비하는 세대’가 등장했다는 신호다. 물론 일부에서는 외모 중심의 미디어 재현이라며 우려도 나오지만, 이 현상은 필라테스가 운동을 넘어 브랜드가 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5. 자격증과 교육, 다시 기준을 묻다.


한편, 국내 필라테스 업계는 여전히 수많은 민간 자격증이 난립하고 있다. 자격이 곧 실력을 증명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어떻게 가르치느냐’보다 ‘어디서 따왔느냐’에 집착하는 구조는 필라테스의 본질을 희미하게 만든다.


이제는 강사의 교육력과 감각 언어, 수업 설계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 기준이 전환돼야 한다. 단순한 인증서가 아닌, 살아 있는 수업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진짜 ‘필라테스 전문가’다.


필라테스는 ‘정적 운동’이 아니라 ‘감각 훈련’이다.


정렬이 아니라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일, 움직임이 아니라 삶의 리듬을 회복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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