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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신뢰는 몸보다 먼저 말에서 시작된다

작성 :

박주영 더바른 필라테스 대표원장 MPAMP 20-18
MPA 국제 필라테스 심사위원(Medi Pilates Alliance, MPA Pilates) / 생활 치유신문 기자(Life Healing News)
IAIT 근골격신경치유그룹 연구 위원장 / IAIT 테라피테크 칼럼니스트 / 국제통합 테라피학회 100인 테라피스트 선정
요앤피멤버십(Yoga & Pilates Membership, YO&P Membership)
저서 「근력과 균형의 해답, 필라테스」(ISBN 9791194810544), 「오십견·회전근개 통증 기구 필라테스 4단계 회복법」(ISBN 9791194810711)

최종 수정일 :

최초 작성일 :

2026년 4월 1일

2026년 4월 1일

전문감수 :

박주영 대표원장이 기구 필라테스로 어깨 회복 동작을 지도하는 모습

「근력과 균형의 해답, 필라테스」와 「오십견·회전근개 통증 기구 필라테스 4단계 회복법」, 그리고 MPA 필라테스 컨디셔닝 아카데미의 현장 철학. 필라테스 현장에서 오래 회원을 만나오다 보면 분명해지는 것이 있다. 사람의 몸은 단순히 동작 몇 가지를 익힌다고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다. 같은 동작을 설명해도 누군가는 금세 몸의 감각을 찾고, 누군가는 여러 번을 반복해도 여전히 어딘가에 힘이 몰린다. 같은 기구를 사용해도 누구는 편안해지고 누구는 더 긴장한다. 이 차이는 단순한 근력이나 유연성의 문제가 아닐 때가 많다. 그 안에는 몸의 연결 상태, 보상 패턴, 통증에 대한 두려움, 자기 몸에 대한 불신, 그리고 무엇보다 지도자와 회원 사이의 관계가 함께 들어 있다.


나는 오랫동안 현장에서 몸을 지도해오며 한 가지를 더 분명하게 느꼈다. 몸은 힘으로만 바뀌지 않는다. 몸은 안전하다고 느낄 때 바뀌고, 이해받는다고 느낄 때 반응하며, 신뢰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새로운 움직임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지도자의 역할은 단지 운동을 시키는 사람이 아니라, 회원이 자기 몸과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 연결의 시작은 생각보다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회원 앞에서 건네는 한마디 말에 있다.


몸은 부분이 아니라 연결로 반응한다


내 책 「근력과 균형의 해답, 필라테스」는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했다. 많은 사람들이 몸의 문제를 부분적으로 바라본다. 무릎이 아프면 무릎만 보고, 허리가 불편하면 허리만 보고, 어깨가 아프면 어깨만 치료하려 한다. 그러나 몸은 언제나 연결 속에서 반응한다. 발의 불안정은 무릎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골반의 흔들림은 척추와 흉곽의 긴장을 만들며, 견갑과 흉곽의 제한은 결국 어깨의 통증으로 드러난다. 결국 근력과 균형은 따로 존재하는 능력이 아니라, 몸 전체의 관계가 회복될 때 비로소 드러나는 결과이다.


곧 출고될 「오십견·회전근개 통증 기구 필라테스 4단계 회복법」 역시 같은 맥락 위에 있다. 어깨 통증은 단순히 어깨만의 문제가 아니다. 팔이 올라가지 않는 이유는 회전근개 자체의 문제만이 아니라 흉곽, 견갑, 겨드랑이, 등, 팔, 나아가 몸 전체의 연결 순서가 무너졌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회복은 단순한 스트레칭이나 강화의 반복이 아니라, 굳은 연결을 풀고, 끊어진 순서를 되살리고, 몸이 다시 올바른 경로로 움직이도록 재교육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통증의 회복은 부위를 치료하는 일이 아니라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다.


회복의 시작은 손보다 먼저 말에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지도자의 언어다. 회원은 센터에 들어설 때 이미 많은 감정을 안고 들어온다. “나는 원래 몸치예요.” “운동을 해도 늘 제자리예요.” “팔이 안 올라가니까 겁이 나요.” “아프니까 자꾸 더 긴장돼요.” 이 말들은 단순한 상태 설명이 아니다. 그 안에는 좌절, 불안, 실패의 기억, 몸에 대한 거리감이 담겨 있다.


이런 회원에게 지도자가 처음 건네는 말은 단순한 안내를 넘어 하나의 환경이 된다. “괜찮습니다.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몸이 아직 순서를 잃은 것입니다.” “지금은 틀린 것이 아니라 익숙한 방식으로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무리해서 올리는 것이 아니라, 몸이 다시 올라갈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입니다.” 이런 말은 회원의 긴장을 낮추고 몸의 방어를 누그러뜨린다. 그리고 방어가 줄어들 때 비로소 몸은 배울 준비를 한다.


반대로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는 현장을 닫아버리기도 한다. “왜 또 거기로 힘이 들어가세요?” “그렇게 하시면 안 돼요.” “아니, 그게 아닌데요.” 물론 지도자의 입장에서는 빠른 교정이고 정확한 지적일 수 있다. 하지만 몸이 이미 굳어 있는 사람에게 이런 말은 또 한 번의 실패처럼 들릴 수 있다. 사람은 지적받으면 먼저 방어하고, 방어하면 호흡이 짧아지고, 호흡이 짧아지면 감각은 더 흐려진다. 결국 움직임을 바꾸기도 전에 회원의 마음이 닫혀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지도자의 말은 정답을 말하는 언어이기 전에, 몸이 반응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는 언어여야 한다.


좋은 지도자는 몸이 이해할 수 있게 말한다


이 철학은 내가 MPA 필라테스 컨디셔닝 아카데미를 통해 가장 강조하고 싶은 핵심이기도 하다. 나는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동작을 많이 알고 자격증을 많이 갖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진짜 필요한 것은 몸의 연결을 읽는 눈, 회복의 순서를 세우는 판단, 그리고 그것을 회원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내는 능력이다.


다시 말해, 좋은 지도자는 몸을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몸이 이해할 수 있게 말하는 사람이다. 필라테스 현장에서는 흔히 큐잉을 기술적 언어로만 접근한다. 골반 중립, 코어 활성화, 견갑 안정화, 정렬 유지 같은 말들은 분명 중요하다. 그러나 회원이 그 말을 자신의 몸 안에서 감각으로 번역하지 못하면, 지식은 현장에서 힘을 잃는다. 그래서 지도자는 해부학과 움직임 원리를 감각 언어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골반을 중립으로 두세요”보다 “앉은뼈가 편안히 바닥을 만난다고 느껴보세요”가 더 잘 들어오는 회원이 있다. “견갑을 안정화하세요”보다 “어깨로 버티지 말고 등 뒤가 넓어진다고 느껴보세요”가 더 쉽게 몸에 닿는 회원도 있다. “힘을 주세요”보다 “지금은 버티기보다 연결되는 느낌을 찾아보세요”가 더 맞는 순간도 있다. 현장을 살리는 한마디는 결국 회원의 몸이 알아듣는 말이다.


통증 회원에게 말은 곧 안전 신호다


특히 통증 회원을 지도할 때 언어의 역할은 더욱 크다. 통증은 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경험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 번 아팠던 사람은 다시 아플까 봐 미리 긴장하고, 그 긴장이 움직임을 왜곡한다. 그래서 통증 회원에게는 강한 자극보다 먼저 안전하다는 신호가 필요하다. “오늘은 여기까지면 충분합니다.” “참으면서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몸이 거부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순서를 다시 만들겠습니다.” 이런 말은 단지 친절한 말이 아니라, 신경계에 보내는 안전 신호다. 몸은 안전하다고 느낄 때 더 잘 열리고, 더 잘 배우고, 더 잘 회복한다. 그래서 지도자의 언어는 근육을 움직이는 말이 아니라, 몸 전체의 반응을 조율하는 도구가 된다.


신뢰는 기억해주는 말에서 깊어진다


내가 두 권의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도, 아카데미를 통해 훈련시키고 싶은 것도 결국 하나로 연결된다. 몸은 부분이 아니라 연결이다. 회복은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순서를 되찾는 것이다. 지도는 동작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몸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관계는 친절한 태도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회원이 “이 사람은 내 몸을 읽고 있다”라고 느끼는 순간 깊어진다.


회원이 지도자를 신뢰하게 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람은 나를 평가하는 사람보다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더 오래 기억한다. 내 통증의 위치를 기억해주고, 지난 수업의 반응을 이어서 살펴봐 주고,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고 말해주는 지도자에게 마음을 연다. “지난번보다 발이 훨씬 안정적이네요.” “오늘은 겨드랑이 긴장이 덜 올라옵니다.” “지금 어깨를 억지로 올리는 게 아니라 등과 흉곽이 함께 열리고 있어요.” 이런 말은 단순한 칭찬이 아니다. 이것은 “나는 당신의 몸을 계속 읽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다. 회원은 그때 비로소 한 번 수업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의 회복 과정을 함께 가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MPA 필라테스 컨디셔닝 아카데미가 지향하는 지도자


MPA 필라테스 컨디셔닝 아카데미는 바로 이런 지도자를 길러내기 위한 방향 위에 서 있다. 특정 부위를 단편적으로 다루는 강사가 아니라 몸 전체의 연결을 이해하는 지도자, 기법을 흉내 내는 사람이 아니라 회복의 순서를 설계할 수 있는 지도자, 그리고 무엇보다 회원 앞에서 신뢰를 만드는 언어를 쓸 수 있는 지도자. 나는 앞으로의 현장 지도자가 더 많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더 잘 말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회원의 몸이 듣지 못하면 변화는 시작되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지도자는 회원을 몰아붙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기준 없이 다 받아주기만 하지도 않는다.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왜 이 순서로 가야 하는지, 왜 지금은 풀어야 하고 왜 다음에는 살려야 하는지 분명히 설명해준다. 따뜻하지만 모호하지 않고, 공감하지만 흔들리지 않는다. 이 균형이 바로 신뢰를 만든다. 그리고 이 신뢰 위에서 회원은 비로소 자기 몸을 다시 맡기고, 다시 시도하고, 다시 회복한다.


현장을 살리는 지도자의 언어


결국 필라테스 현장에서 관계는 선택이 아니라 본질이다. 몸의 연결을 회복시키는 일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 없이는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그래서 말은 단순한 수업 멘트가 아니다. 말은 몸의 반응을 바꾸고, 몸의 반응은 결과를 만들며, 그 결과는 다시 관계를 깊게 만든다. 현장을 살리는 한마디는 기술처럼 보이지만, 실은 지도자의 철학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자리다. 내가 책을 쓰고, 또 새로운 책을 출고하며, 아카데미를 만들고자 하는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다. 더 많은 지도자들이 운동만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몸의 연결을 읽고 회복의 순서를 세우며, 회원의 몸과 마음을 함께 살리는 지도자로 현장에 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몸은 관계 속에서 바뀐다. 그리고 그 관계는 손보다 먼저, 프로그램보다 먼저, 말에서 시작된다. 신뢰는 몸보다 먼저 말에서 시작된다는 이 단순한 진실이, 앞으로의 현장을 더욱 깊고 단단하게 살려낼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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