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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빈야사, 흐름 위의 삶을 말하다

작성 :

임은주
[사]한국치유요가협회 부회장
[사]한국치유요가협회 징계위원장
KTYA 빈야사요가아카데미 회장
임은주쁘라나요가 원장
저서
문현동 요가방에서 20년
프라나의 춤, 빈야사의 길

최종 수정일 :

최초 작성일 :

2025년 6월 1일

2025년 6월 1일

전문감수 :

임은주 원장 빈야사 요가 수료과정 수업 장면

“호흡이 흐르면 삶도 흐른다. 정지된 감정은 아사나 위에서 녹고, 내 안의 강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는 20년 가까이 요가를 해오며, 수많은 움직임과 멈춤의 순간들을 마주했다. 어떤 날은 숨이 가빠 왔고, 어떤 날은 도무지 매트 위에 설 힘조차 없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모든 날을 이겨낸 건 ‘빈야사’라는 흐름이었다. 빈야사(Vinyasa)는 산스크리트어로 ‘특정한 순서에 따라 배치하다’는 뜻을 지닌다. 그러나 이 말은 단지 요가 동작의 순서를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경험한 빈야사는, ‘삶을 다시 움직이게 하는 호흡’이었다. 호흡이 이끄는 춤. 빈야사 요가는 각 아사나(자세)를 ‘호흡’과 함께 연결한다. 예를 들어, 숨을 들이마시며 두 팔을 들어 올리고, 내쉬며 몸을 숙인다. 그 흐름은 음악처럼 이어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움직이고 있는 나 자신’을 느낀다.


그 흐름 속에서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 멈춰있던 감정이 조금씩 흐르기 시작한다. 어깨가 열리고, 굳었던 골반이 풀리면서 몸과 마음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빈야사에서 중요한 건 ‘정확한 동작’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호흡을 따라 흐르는 나 자신을 인식하는 것’이다. 그것이 빈야사가 단순한 운동을 넘어, 수련이 되는 이유다.


삶도 하나의 시퀀스


나는 요가를 지도하며 종종 이런 질문을 받는다. “선생님, 어떤 동작이 가장 중요한가요?” 그때마다 나는 말한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이 숨 쉬고 있는 그 자세요.”


빈야사의 진짜 의미는 ‘지금 이 흐름 안에 있는 나’를 발견하는 것이다. 오늘 내가 아픈 것도, 어제보다 유연해진 것도, 모두 내 삶의 한 장면이며, 그 자체로 시퀀스다. 빈야사를 삶에 비유한다면, 우리는 매 순간 아사나를 넘겨가듯, 삶의 페이지를 넘기고 있다. 때로는 균형이 깨지고, 때로는 중심을 잃기도 하지만 호흡은 언제나 우리를 다음 순간으로 이끈다.


프라나의 춤, 빈야사의 길


프라나(prāṇa)는 생명 에너지다. 빈야사는 그 프라나가 흘러가도록 돕는 하나의 ‘통로’다.


몸의 움직임을 따라 에너지가 열리고, 그 에너지가 마음까지 적실 때, 우리는 진정한 ‘살아 있음’을 느끼게 된다. 빈야사 수련은 어렵지 않다. 중요한 건 유연성도 근력도 아니다. 단지 ‘숨을 인식하는 의지’,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는 마음’이면 충분하다. 그렇게 우리는 매트 위에서 또 한 번의 삶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이 습관이 되면, 매트 밖의 삶 역시 부드럽고 유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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