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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요가는 관계의 미학이다

작성 :

김윤석 라사요가원 원장 / 한국치유요가협회 연수위원장 / RYTK300+과정 요가해부학 강사
국제통합테라피학회 IAIT 근골격신경계 치유그룹 요가해부학 연구위원장
저서 「안락동 요가일기」

최종 수정일 :

최초 작성일 :

2026년 4월 1일

2026년 4월 1일

전문감수 :

AI 시대에도 요가 수련을 하는 모습

요가와 관련된 책들을 읽다 보면 종종 이런 문장으로 서문이 시작됩니다. 요가의 어원은 yuj, 곧 묶다, 멍에를 씌우다라는 뜻에서 왔다는 설명입니다. 멍에는 본래 마소의 목에 얹어 수레나 쟁기를 끌게 하는 도구입니다. 날것의 힘을 억누르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흩어지는 힘에 방향을 부여하여 삶에 쓰이게 만드는 장치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요가는 단지 몸을 단련하는 방법이 아니라, 제멋대로 흩어지려는 자신에게 질서를 부여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야생마처럼 날뛰는 힘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탈 것으로 삼을 수 있을 만큼 조율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조율의 대상은 비단 내면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내가 관계 맺는 말, 사람, 정보, 기술, 시대의 흐름까지도 모두 그 대상에 들어갑니다.


요즘 가장 거대한 흐름 가운데 하나는 역시 AI일 것입니다. AI는 지금까지 우리가 마주해 온 무엇보다도 빠르게 질주하는 존재처럼 보입니다. 묻자마자 답을 내놓는 속도, 생각이 채 정리되기도 전에 문장을 완성해 버리는 반응성은 때로 경이롭고, 또 때로는 사람을 조급하게 만듭니다. 그것이 진실에 가까운 답이든, 그럴듯하게 꾸며진 환각이든, 우선 속도로 우리를 압도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문제는 그 속도를 오래 바라보다 보면 우리 역시 그 리듬에 휩쓸리기 쉽다는 데 있습니다. 더 빨리 판단해야 할 것 같고, 더 빨리 반응해야 할 것 같고, 더 빨리 무언가를 생산해 내야 할 것 같은 압박 속에서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자신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흐름을 타는 것이 아니라 흐름에 매몰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시대의 속도와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할까요. 같은 속도로 질주할 수 없다면, 어쩌면 반대로 가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조금 느리게, 조금 더 머물며, 바로 반응하기 전에 한 번 숨을 고르는 것입니다. 저는 그 태도를 명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명상은 시대를 거부하는 일이 아니라, 시대와의 거리를 조절하는 일입니다. 정보와 기술을 끊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삼켜지지 않을 만큼 자기 감각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요가는 바로 그 관계의 기술일 수 있습니다. AI를 적으로 두거나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대신, 하나의 강력한 야생마로 받아들이되, 거기에 멍에를 씌워 삶의 방향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일 말입니다.


결국 요가는 고립의 기술이 아니라 관계의 미학입니다. 나와 몸의 관계, 나와 마음의 관계, 나와 타인의 관계, 그리고 나와 시대의 관계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강력한 힘은 우리를 어디론가 끌고 갈 수 있습니다. 그것이 시대적 흐름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그러나 요가는 그 흐름에 끌려가는 대신, 그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는 법을 묻습니다. 빠른 흐름을 거부하지 않고 삶의 탈 것으로 삼는 것, 어쩌면 그것이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수련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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