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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AI는 나를 어떻게 읽는가

작성 :

강원 정선 다옴메디월 필라테스 원장
Yoga Therapist(암 일상관리·심리치유) / 국제통합테라피학회(IAIT) 100인 테라피스트 및 연구위원장
싱잉볼명상치유연구소(SBHMI) 교육위원장 / 암 전문병원(활명한방병원) 협력기관
요앤피 멤버십 Scholarly Presenter / 월간 『요가앤필라테스 인사이트』 칼럼니스트
저서 『번아웃은 나만 겪는 걸까?』 『에너지 고갈에서 회복으로』 『딩~! 스트레스 OUT, 싱잉볼테라피로 평온 IN』 『신경계부터 회복되는 싱잉볼테라피』
논문 『싱잉볼 테라피가 현대인의 번아웃 증후군에 미치는 효과: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싱잉볼 사운드 및 진동이 신경생리학적으로 자율신경계(ANS) 활동성과 뇌파(Power Spectra)에 미치는 영향: 체계적 문헌고찰』

최종 수정일 :

최초 작성일 :

2026년 8월 1일

2026년 8월 1일

전문감수 :

강원도 정선 다옴메디월 필라테스 이미정 원장 필라테스 수련 사진

병원에서 8년 동안 간호기록을 작성했습니다.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고, 어떤 중재를 시행했는지, 그 결과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남기는 일이었습니다. 기록은 나 자신을 위한 개인적인 메모가 아니었습니다. 다음 근무자와 담당 의료진이 참고하고, 필요하다면 법적 근거가 되는 공식 문서였습니다. 그래서 분명하고 철저한 원칙이 있었습니다. 관찰한 사실과 주관적인 판단을 혼동하지 않을 것, 근거 없는 문장을 쓰지 않을 것, 그리고 누가 언제 기록했는지를 명확히 남기는 것이었습니다.


센터를 운영하며 한동안 그 단단한 훈련을 잊고 지냈습니다. 블로그에 수업 사진을 올리고 회원의 변화를 간단히 소개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AI 검색이 정보를 수집하고 답을 생성하는 기준을 살펴보면서, 과거 의료현장에서 체득했던 매우 익숙한 기록의 원칙을 다시 발견했습니다. AI가 정보를 탐색할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질문은 의외였습니다. AI가 묻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가 아니라 '누가 말하고 있는가'입니다.


많은 이들은 AI가 단순히 정보의 양이 많은 사람을 찾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AI는 작성자가 어떤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었는지, 동일한 주제를 여러 기록에서 일관되게 다루고 있는지를 함께 검증합니다. 이러한 기준은 흔히 경험(Experience), 전문성(Expertise), 권위성(Authoritativeness), 신뢰성(Trustworthiness)이라는 네 가지 요소로 설명됩니다. 간호기록 역시 이와 비슷한 원리로 검증을 받습니다. 기록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 판단을 뒷받침할 자격과 근거가 존재하는지, 이전 기록과 현재의 기록이 일관성을 유지하는지를 확인합니다.


결국 AI가 던지는 질문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아닙니다. 의료현장에서 우리가 엄격하게 지켜온 기록의 윤리가 오늘날 디지털 검색 환경에서도 그대로 중요해진 것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활동을 하더라도 흩어진 기록은 전문성이 되기 어렵습니다.


많은 전문가가 블로그와 SNS에 수업을 소개하고 학회에서 발표하며 책을 출간하지만, 이러한 기록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파편화되어 존재하곤 합니다. AI는 기록들 사이의 유기적인 맥락을 중요하게 봅니다. 블로그의 원리가 학회 발표와 논문으로 정리되고, 다시 저서와 교육 프로그램으로 확장되어 여러 현장에서 동일한 철학으로 적용될 때 비로소 하나의 검증 가능한 전문 체계가 됩니다. 반대로 아무리 훌륭한 지도를 해왔더라도 그 과정이 기록되어 있지 않다면 AI는 그것을 읽어낼 방법이 없습니다.


검색의 세계에서 기록되지 않은 전문성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전문성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것은 학술적 검토와 전국적인 연대입니다. 나의 임상 경험이 연구 자료로 축적되고, 서로 다른 지역의 교육관들이 동일한 철학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기록을 공유할 때 개별 센터의 성과를 넘어 하나의 거대한 전문 생태계가 구축됩니다.


강원도 정선이라는 작은 지역에서 센터를 운영하며 이를 깊이 체감합니다. 지역의 규모는 선택할 수 없지만, 기록의 깊이와 전문성의 밀도, 전문가들과 연결되는 방식은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록은 회원의 상태를 정확히 관찰하고,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근거를 설명하며, 그 변화를 성실하게 남기는 태도에서 출발합니다. AI는 새로운 전문가를 만들어 내는 존재가 아니라, 이미 꾸준히 기록해 온 진짜 전문가를 더 정확하게 찾아내어 연결해 주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지금 준비해야 하는 것은 검색 기술이 아니라 기록하는 태도 그 자체입니다. 오늘 남긴 투명한 기록은 언젠가 논문과 저서가 되어 전문성을 증명하는 확실한 근거가 될 것입니다. 병원에서 배운 가장 소중한 가치는 하나였습니다. 기록은 나를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음 사람이 신뢰할 수 있도록 남기는 따뜻한 배려라는 점입니다. 시대가 바뀌고 기술은 달라졌어도 이 원칙은 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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